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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계 세상에서의 투자 - 오종태 -

경자이졸꾸 2021. 10. 15. 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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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계 세상에서의 투자 - 오종태 -


변화에 대해 양적으로나 질적으로나 열린 태도가 필요하다. 우리는 과거의 이해로 지금의 세상을 바라보며 지금을 해석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이는 착각이다. 새로운 변화를 수용하지 않는 게으름은 과거의 이해를 고수하면서 이를 아예 믿음이라는 사고 체계로 이동시킨다. 마치 정신적 마약을 소비하듯 특정한 집단의 이해관계를 투영하는 방식으로 세상을 잘못 해석하게 된다.

세상에 모든 것에는 양면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좋은 면만 있는것도 없고 나쁜 면만 있는 것도 없다. 어떤 것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양면을 모두 이해해야 한다. 그러고 나서야 그 다음의 범위로 나아갈 수 있다.

오늘날의 경쟁 시장은 우리가 눈치채든 못 채든 애덤 스미스가 말한 '보이지 않는 손'의 국제 버전에 따라 움직인다. 이 손은 구제불능으로 불투명하다. 현저히 드문 예외(예컨대 2008년 금융위기)가 있기는 하지만 글로벌 버전의 '보이지 않는 손'은 그동안 비교적 안정적인 환율과 이율, 가격, 임금을 만들어냈다. 문제는 이것이다. 버블이나 붕괴 같은 '현저히 드문 예외'를 제외하고 시장을 분석한다는 것은, 폭풍이나 가뭄을 제외하고 날씨를 분석한다는  말과 같다. - 앨런 그린스펀의 <파이낸셜 타임즈> 기고문중에서 -

​과거에 있었던 일들을 되돌아보는 것은 발생한 부분만을 보게 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일어났을지도 모르는 상황들과 수많은 시행착오라는 경험을 알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복잡계의 삶은 어제의 나와과 오늘의 나의 시합이다.

우리의 적은 어제의 우리다. 이제부터 다가올 세계는 과거의 방식이 통하지 않는 세계일 거다. 그리고 이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무찔럭야 할 적은 다름 아닌 과거의 사고방식을 가진 과거의 우리다. 과거의 우리와 달라지기 위해서는 단순히 시각을 바꾸는 정도로는 불가능하다. 우리에게 필요한것은 세계를 바라볼 때 가지고 있던 기존의 가정을 폐기하고, 새로운 가정을 적절하게 구성하는 것이다.

공자가 제자들과 이동 하던중에 길가에서 똥을 누는 백성을 만났다. 공자는 제자들을 시켜 그 백성을 잡아다가 볼기를 치게 한 후 훈계하여 돌려 보낸다. 다시 길을 가는중에 이번에는 길 한가운데서 똥을 싸는 놈을 보게 된다. 제자들이 아까처럼 혼쭐낼 준비를 하자 공자께서는 '저놈을 피해서 길을 가라'고 지시한다. 어느정도 지나친 후에 제자들이 물었다. ''스승님, 아까 길가에서 똥을 싸는 놈은 혼을 내셨는데, 길 한가운데서 똥을 싸는 놈은 피해가라고 하신 이유가 무엇입니까?'' 공자는 대답한다. ''길가에 똥을 싼다는 것은 마음 한구석에 그래도 부끄러움이 약간이라도 있는 것이다. 하지만 길 한가운데서 똥을 싼다는것은 인간으로서 부끄러워 하는 마음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 부끄러움이 남아 있을 때는 가르칠 수 있지만 그런 마음이 전혀없는 인간은 때려서도 가르칠 수 없다. 가르칠 수 없는데도 때리고 훈계하는것은 어리석은 시간 낭비일 뿐이다. 이처럼 개념이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은 시공간상으로는 함께 존재하지만 서로 완전히 다른 삶을 살고 있는 것이다.

지혜로운 사람은 '내가 모른다'는 사실을 늘 인지한다. 통찰력이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거의 이해할 수 없는 연관성을 감지하고 불규칙성에서 추세와 패턴을 발견한다. 감지라는것은 이성과 감성이 함께 작동하는 상태를 말한다. 그래서 이성이나 감성 한 측면의 이해와 경험만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지혜롭게 어렵다.

​생각은 우리의 몸도 바꾼다. 어느 한 실험에서 사람들에게 비행기 조종사 시뮬레이션을 경험하게 한 후 시력 검사를 하자, 그렇지 않은 일반 대조군 대비 시력검사 결과가 개선되는것이 확인됐다. 시뮬레이션 과정에서 조종사 역할을 한 실험 참여자들이 '조종사는 시력이 좋다'는 일반적인 생각을 자연스럽게 스스로에게 반영하지만 기존에는 보지 못할거라고 생각하던 범위를 넓혀 검사에 임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생각은 우리의 몸이 할 수 있는일을 바꾼다.

어떤 문제를 전체적으로 파악하려고 할 때 한가지 측면에서만 100% 이해하는 것보다 다면적 측면에서 각각 80%를 이해하는것이 더 나은 결과를 얻을 수 있으며, 문제의 해결 방향을 정할 때는 더욱 그렇다.

우연은 전략의 영역에서 축소해야 하는 부정적인 요인이 아니라 붙잡아야 하는 행운이기도 하다. 이를 피하는것이 아니라 다루는것이 복잡계의 핵심이다.

복잡계에서는 정보의 궤적으로 주가가 움직이는것이 아니라 정보와 확률이 높아져서 현상이 발생할 확률적 임계치를 넘어서면 그때부터 급격한 움직임이 발생한다. 그래서 짧은 기간에 기대값에 도달하는 급격한 움직임이 발생한다.

정보의 반영도 단순계와 복잡계에서 차이가 존재한다. 단순계에서는 정보를 빨리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보의 확실성이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복잡계에서는 좋은 결정을 내리기 위해 때때로 어떠한 정보들은 무시해야 한다. 신호소음이라는 용어로 일반적으로 많이 사용하는 개념이다. 하지만 필요 없는 정보가 무엇인지를 구분하는 능력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그래서 정보의 수준을 넘어서서 지식과 지혜를 구성하는 것이 단순계보다 훨씬 중요하다.

​복잡계를 단계적으로 대응하는 법

1.영향을 주는 여러가지 변수들을 파악하여 나열 하고,.

2.중요하지 않은 변수를 제거한 후

3.남은 변수들의 중요도를 결정하여 종합 한 후에 분석하고

4.결정 과정을 거친 후에 단칼에 행동으로 옮겨라

​투자라는 관점에서 중요하지 않은 변수들을 제외하면 크게 과학, 정치, 경제라는 변수를만 남게 된다. 아래 그림 하단에 나타난 비중은 각각의 시점에서 과학, 정치, 경제가 차지하는 중요도를 나타낸다.

 

이키가이 벤다이어그램 - 나는 어디해 위치해 있는가?

 

복잡계를 구성하고 있는 세 가지 관점 : 기관, 외국인, 개인

 

기관투자자

글로벌 자산시장의 여러가지 요인들과 다양한 자산의 가격이 실시간으로 연결되어 영향을 주고 받으면서, 이제는 세계에 대한 전체적인 이해와 서로 어떻게 연결되었는지를 파악하지 못하면 자산시장에서 수익을 만들기 어려워졌다. 정보와 지식의 레벨에서 지혜와 직관의 레벨로 넘어서야 하는 단계에 온 것이다. 바로 이 점이 시장 수익률보다 양호한 수익률을 달성하는 기관 투자자가 급감한 근원적인 이유이다.

 

외국인 투자자

외국인의 움직임이 지속적으로 크게 한 방향으로 움직일 때는 그 이유를 잘 생각해 봐야 한다. 당장 영향을 주는 요인이 아니더라도 경제환경의 전반적인 영향을 주는 매크로 요인정치적 환경의 변화와 같은 변수들에 선제적으로 움직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개인투자자

복잡계 구조의 세상에서 스스로 무엇을 확실하게 경쟁력 있다고 생각하는것은 그저 이해 부족에 따른 표현일 뿐이다. 복잡계에서는 개인의 행동이 아무리 합리적이라도 실패로 이어질 수 있다. 증가와 복잡성으로 결과에 대한 예 측 능력은 계속 감소하게 되고 직접적인 영향이 아니라 간접적인 영향이 결과어 주는 효과가 커진다.

 

복잡계 투자를 결정하는 주요 변수들 : 펀더멘털, 유동성, 센티멘트

​우리는 확실성이 적어진 점, 기술의 발전과 효율적인 시장 환경으로 정보들이 과거보다 훨씬 투명하게 시장에 반영된다는 점, 투자 환경에 영향을 주는 범위가 다양해지고 확장되었다는 점을 반영해야 한다.

판단 기준에 표시한 비율은 시장 전체를 기준으로 얘기한 내용이다. 종목별로는 세 가지 요인의 구성비 차이가 크다. 철강주나 자동차 주식은 펀더멘털의 비중이, 경기방어주는 유동성이, 바이오나 성장주는 센티멘트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 개별 종목과 시장이 현재 어떤 요소들의 비중이 높고 낮게 반영되고 있는지를 생각해 보면 도움이 된다.

펀더멘털 :전체와 부분을 모두 고려하라

일반적으로 펀더멘털은 투자정보와 지식의 다른 표현이다. 투자에 필요한 적정한 정보와 지식은 이제 스스로 노력만 하면 언제든지 찾을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 이제 기관 투자자들도 개인들의 움직임을 쉽게 보지 못하는 세상이 되었다.

거시적이기만 하면서 단순한 모델은 현실적 설명력이 약하다. 반대로 세부 사항에만 집중하는 방법은 모든 것들을 기록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으나 패턴을 예측하는것은 불가능하다. 톱다운 방식과 보텀업 방식을 함께 반영하여 미시적인 요소에 대해서는 강한 신뢰를 가지고, 거시적인 통찰에서 패턴을 찾아내어 주는 방식이 궁극의 투자 방식이다.


유동성 : 구조와 상황의 변화를 이해하자

유동성은 통화유통속도, 통화량, 금리 세 가지가 핵심이다. 세 가지 요인중에서 통화유통속도는 단순계에서 복잡계로의 변화와 관련이 가장 적은 요인이다.

펀더멘털의 변화가 없는 상황에서도 유동성의 변화만으로 큰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그리고 유동성을 급격하게 늘려서 과거보다 높은 수준의 유동성이 투자의 기본 환경이 되었다면, 그 영향은 당연히 과거보다 더 크게, 자주 영향을 미친다.

센티멘트 : 군중과 거리를 두고 다층적, 종합적 관점을 가져라.

투자에 있어서 개인의 무의식이 의사결정에 주는 영향은 줄이면 줄일수록 도움이 된다. 무의식이 주는 영향을 줄이는 가장 좋은 방법은 스스로를 자주 돌아 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자주 스스로를 돌아보고 스스로가 만든 투자 포트폴리오가 내가 꾸준히 생각하는 중심의 나와 어울리게 구성이 되어 있는지 검토 하는것이 필요하다. 망상과 아집으로 이루어진 가아가 아니라 자신의 중심을 잡아 갈 진실한 자신의 모습에 적합한 의사결정인지 아닌지를 지속적으로 자주 확인해야 한다.

우리는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과 자주, 많이 토론해야 한다. 스스로의 생각이 너무 확실하다는것은 정확하다는 뜻이 아니다. 이는 자극이 강한 상태에 노출되어 있어서 한 결론을 정해 두고 다른 모든 이유를 무시하고 있을 확률이 높다.

​"심리학의 도움을 받지 않은 경제학은 물리학적 법칙을 무시하는 기계 장치와 같다'' - 미국의 경제학자 웨슬리 미첼 -

더 커진 복잡계 세상에 대응하는 방법은 복잡한 세상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면서 '간결한 결론을 만들어 행동'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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