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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하는 마음 - 홍진채

경자이졸꾸 2022. 3. 6.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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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하는 마음 - 홍진채

 

 

우리의 마음은 투자에 실패 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안타깝지만 사실이 그렇다.
 
우리는 결정론적인 사고방식에 익숙해져 있다. 확률론적 사고를 모른다. 확률론적인 세계에서는 전체 의사결정 과정이 곧 실력이다. 주사위의 눈금이 무엇이 나오건 간에, 주사위를 던진다는 선택을 하는 순간 실력은 이미 결정 되어 있다.

 

 
세상은 불확실성으로 가득차 있다. 불확실성을 그저 거부할 것인가, 나라는 횃불을 더욱 더 타 오르게 하는 바람으로 활용할 것인가는 내가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 있다.
마이클 모부신은 어떤 시스템에 '실력'이 존재하는지 파악할 수 있는 간단한 질문 하나를 제시한다. '일부러 질 수 있는가?'라는 질문이다. 일부러 질 수 있는 게임이라면 노력해서 이길수도 있다는 뜻이다.
 주식시장은 아무 생각 없이 해서는 이길 확률이 낮은 게임이다. 아주 여유롭게 잡아서 50대 50의 승률이라고 하더라도 거래에는 수수료와 세금이 붙는다. 가랑비에 옷 젖듯이, 1%도 안되는 수수료와 세금이 누적 되면 무시할 수 없는 손실 금액이 된다.
 주식을 거래할 때 숨어있는 비용이 하나 더 있다. '슬리피지'라는 건데, 거래를 확실하게 체결하려고 할 때 추가로 물어야 할 비용이다. 슬리피지는 자신이 원하는 매수(매도) 가격과 실제 체결된 매수(매도) 가격의 차이를 말한다.

 

일신우일신, 언제나 처음처럼

​운이 큰 영향을 미치는 영역에서는 무엇이 제대로 된 방법인지 쉽게 알수 없다. 좋은 원칙을 따랐더라도 결과가 나쁘게 나올 수 있고, 나쁜 원칙을 따랐더라도 결과가 좋게 나올 수 있다. 좋은 원칙은 '여러번 반복 했을 때' 좋은 결과를 내놓는 원칙이다. 몇번의 시행만으로는 원칙의 좋고 나쁨을 쉽사리 판가름 할 수 없다.

 

​ 주식시장에서는 어떤 원칙을 따라야 할까? 앞에서 한 가지 확실한 원칙을 얘기했다. 매매 횟수를 가능한 줄이는 것이다.
 
원칙이 없다면 인생이 우리에게 던지는 모든 상황을 마치 처음 경험하는 일처럼 대응해야 할 것이다. - 레이 달리오 -

 

여기서 한 가지 방법을 또 알 수 있다. 경험을 하고도 배우지 못한다면 종국에는 확실히 실패한다.

​ 원칙이라는 건 우리가 진리로 떠받들어야 하는 법칙이 아니다. 원하는것을 얻기 위해 좀더 확률 높은 의사결정을 할 수 있게 해 주는 도구일 뿐이다. 개별시행에서 우리는 얼마든지 실패할 수 있다. 중요한 건 실패하고 나서 무언가를 배워 다음 의사결정에 반영하는 '피드백 루프'가 존재해야 한다는 것이다. 피드백 루프가 없다면 아무리 시행을 많이 하고 경험을 쌓아도 성공 확률이 올라가지 않는다.
우리는 경험을 쌓고 논리적인 추론을 할수록 미래를 더욱 정교하게 예측할 수 있으리라고 착각한다. 그러나 주식시장을 비롯한 현실의 다양한 면면은 '복잡적응계'의 성격을 띤다. 변수가 너무 많을 뿐더러 어떤 변수가 존재하는지조차 파악하기 어렵고 각각의 행동 주체가 다른 주체의 행동에 따라 자신의 결정을 수정한다. 과거에 a라는 자극이 b라는 결과로 이어졌더라도 이제는 a로부터 b를 예측한다는 행위 자체가 새로운 변수가 되어 a가 일어났을 때 b가 아니라 c라는 결과가 나오게 된다. 복잡적응계에서의 어설픈 경험은 잘못된 학습으로 이어질 뿐이다.
 

 

직관이 어떤 답을 내려버린 이후에, 우리가 이성적으로 하는 추론 행위는 직관을 옹호하기 위한 변명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당신의 감정은 주식에 티끌만치도 중요하지 않다. - 켄 피셔 -
기억은 경험의 불안전한 재구성이다. - 조지프 르두 -
무엇이든 구체적인 주장을 하되 확신하지 않는 편이 아무것도 말하지 않는 것보다는 훨씬 낫다. - 리처드 파인만 -

기록하기

의사결정을 반드시 기록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기록을 하지 않으면 과거의 의사결정을 왜곡하게 되고, 왜곡된 기억을 가지고 현재를 평가하면 잘못된 결론을 얻을 수밖에 없다. 그런 평가로부터 나온 원칙을 아무리 시장에 적용해 봤자 잘못된 학습 밖에 일어나지 않는다. 성장하지 못한다.
​성공을 위한 확실한 원칙이 존재하기 어려운 복잡적응계에서는 확률론적으로 사고 할수밖에 없고 확률론적 사고에서의 의사결정 과정은 확실하지 않은 가설들을 쌓아 올리다가 어느순간 방아쇠를 당기는 과정의 연속이다. 언제나 '틀릴 수 있음'을 전제하고 틀린 이후에 무엇을 배울 것인가를 염두에 두어야 한다.
기록의 중요성을 이해했다면 다음 질문은 '무엇을 기록할 것인가'이다. 가장 중요한 요소는 '반증 가능성'이다. 의사결정에 포함되는 가설은 반증 가능한 형태여야 한다.
어떤 명제가 과학적이기 위해서는 그 명제가 '틀릴 수 있는', 즉 '거짓임을 입증할 수 있는' 조건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틀릴 수 있는 조건을 제시할 수 없는 명제는 반증 불가능한 명제이며, 비과학적이다. 반증 불가능한 명제를 바탕으로 쌓아올린 지식은 지식은 지식이 아니라 미신에 가깝다.
복잡적응계에서 좋은 원칙이란 '여러번 실행 했을 때' 성공확률이 높아지는 원칙이다. 반증 가능한 명제들로 투자 의사결정을 조립해 나가면, 한 번의 시행에서 나쁜 결과가 나오더라도 원칙을 꾸준히 개선할 수 있다.

​의사결정은 전날 하기

​경험이 부족한 사람일수록 시간의 압박이 있으면 나쁜 의사 결정의 빈도가 높아진다. 어제까지 노출된 정보를 바탕으로 하지 않았던 의사결정을 오늘 새로이 노출된 정보만으로 한다면 그 의사결정은 잘못 될 가능성이 크다. 보통은 매매를 해야할 이유보다 하지 않아야 할 이유를 찾는것이 안전하다.

 

​시간의 압박은 정보를 처리하는 과정에 악영향을 미치는 게 아니라, 더 많은 정보를 차분히 수집하지 못해서 결과적으로 나쁜 의사 결정으로 이어지게 한다.

원점에서 다시 고민하기

'내가 현재 이 금액을 100% 현금으로 보유하고 있다면, 오늘의 이 주식을 신규로 얼마나 매수할 것인가.' 이렇게 질문을 던졌을 때 나오는 대답과 실제 포지션(보유 비중 또는 보유량)이 크게 차이가 난다면 포지션을 바꿔야 할 시점이다.
원점에서 다시 고민하는 사고에 익숙해지면 나중에는 이렇게 응용할 수 있다. 오늘의 주식을 처음 발견에서 매수 할까 말까를 고민할 때 반대로 이렇게 질문을 던질 수 있다. 
'내가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면, 지금쯤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이 주식을 신규로 사겠다는 사람이 나타났을 때 기꺼이 팔아버릴 것인가, 아니면 무시하고 계속 가져 갈 것인가?'
 거래의 기본은 상대방의 생각을 읽는 것이다. 어떤 주식을 볼때 현재의 상태만 보는것보다 주식이 걸어온 경로를 봐야 한다. 그러면 과거에 이 주식이 어떤 길을 걸어왔는지, 즉 이 주식을 바라보고 있는(또는 돈을 보유하고 있는) 사람들이 가진 경로 의존성 또는 앵커링 이펙트로는 무엇이 있을까를 추측할 수 있다. 그럼으로써 '지나치게 높은(낮은) 가격'의 이유 한가지를 댈 수 있다.
 

겸손해지기

​겸손한 태도는 투자를 할때 아주, 아주아주 중요하다.
​결과를 평가 할때는 신중한 자세를 유지해야 한다 결과가 잘 나 왔더라도 내가 잘한 게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 마찬가지로 결과가 나쁘다고 해서 좌절 할 필요도 없다 딱히 내가 잘못해서 결과가 나쁘게 나온 게 아닐 가능성이 크다

 

​일관성을 지키는것도 중요하다. 결과를 평가 할때 외부 요인(내가 통제할 수 없었던 요인)과 내부 요인(내가 통제할 수 있었던 요인)을 함께 봐야 한다. 결과가 잘 나 왔을 때는 '내가 잘해서'라고 하고, 잘못 나왔을 때는 '운이 없어서'라고 평가 해서는 안 된다. 남탓을 하려면 잘 됐을 때도 남 덕분이라고 하고, 내 덕분이라고 하려면 잘못했을 때도 내 탓을 해야한다.

감정 활용하기

​인지 과학자 게리 클라인은 '사전 부검'이라는 사고법을 제시한다. '사후 부검'에서 착안한 용어이다. 어떤 계획을 짤 때 그 계획이 '망했다'라고 가정하고, 시체를 부검하듯 왜 망했을지를 찾아내는 방법이다. 어떤 계획이 잘될지 아닐지를 그냥 예측하기는 어렵다. 보통은 답이 정해져 있고, 확증 편향에 따라 자신이 정해 놓은 답을 지지해 주는 근거만을 찾아내기 마련이다. 만약 자신이 프로젝트를 낙관적으로 보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든다면 일단 '실패했다'라고 상상해 본다. 그러면 실패한 상황이 머릿속에 '앵커'로 작용하고 실패한 상황을 뒷받침하는 근거를 '편향되게' 찾아내게 된다.

 

​ 감정은 우리가 피할 수 없는, 연산장치의 아주 중요한 요소이다. 두뇌의 작동 방식을 잘 이해하면 감정에 휘둘리는 의사결정을 줄이고, 오히려 감정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서 편향을 제거할수도 있다.
​투자를 시작할 때는 '내가 이 게임을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를 먼저 물어야 한다. 즉, 얼마의 기간에 유의미한 수익률을 달성하는것을 목표로 하는가에 대해 먼저 대답해야 한다. 인생에서 투자에 나서는 전체 기간을 의미 할수도 있고 개별 투자 건의 유효기간을 의미 할수도 있다. 투자 기간이 1년이라면 내가 신경써야 할 주가의 측정자는 대부분의 일간 변동을 무시할 수 있어야 할 것이고, 반대로 오늘 하루동안 단기매매를 통해 수익을 내겠다고 한다면 분단위 심지어 초 단위의 주가 변동까지 모두 중요할 것이다.
 
마켓 타이밍을 추구하는 전략은 초과 수익을 내기가 불가능하다는 주장이 지배적이다.

주식은 투자의 타임라인을 길게 가져갈수록 유리한 게임이다. 장세에 신경 쓰면서 잦은 매매를 반복하다 보면 개별 종목의 큰 흐름을 놓친다.
주식 팔까 말까 고민할 때 우리가 던져야 할 질문은 단 하나다. '아이디어가 소진 됐는가?'

 

 

분할매수와 분할매도는 꽤 유익하다. 목표 비중비이10%일 때, 3% 가량씩 세 번에 걸쳐서 비중을 채워나가는 식의 매매를 하면, 마음이 편해진다.
​우리가 위험에 빠지는 이유는 무언가를 몰라서가 아니다. 확실히 안다고 착각해서다. - 마크 트웨인 -
 
투자 기간을 길게 가져가기만 한다면 주식은 위험이 줄어들고 수익은 여전히 큰, 말도 안 되는 자산이다.
시장 전체를 매수하여 장기적으로 보유한다는 것은 곧 자본주의의 생존에 베팅 하는 일이다. 거꾸로 생각하면 자본주의가 살아 있는 한  자본 소득을 만들지 못하는 나의 상대적인 재산 순위는 남들보다 뒤쳐질 것이다. 그 위험으로부터 나를 지키는 방법이 바로 인덱스 펀드와 etf등을 통해 시장 전체에 투자하는 것이다.
​우리는 눈에 보이는 것만으로 인과관계를 구성 하려고 하는 버릇이 있다. 주가를 움직이는 요소는 다양하다. 언제 어떤 요소가 작용하여 주가를 견인할지 파악하기는 상당히 어렵다. 계속 부딪히고 깨져가며 경험이 쌓여야만 이런 요소들을 파악할 수 있다.
​적절한 신념은 성과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지만 고집은 독이다. 내가 틀렸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지 않는 신념은 고집이다.
내재가치는 존재한다. 그러나 유일하지 않다. 내재가치는 우리 마음 속에 있다. 그러므로 내재가치가 정확히 얼마냐를 정밀하게 측정하는 데 시간을 쓰기보다는, 내재가치를 측정하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의 심리를 추측하는 것이 성과를 내는 데 더욱 유용할 것이다.
우리가 겪는 어떤 일도 완전히 새로운 것은 없지만, 완전히 똑같이 반복되는 경우도 없다. 우리가 던져야 할 질문은 '역사가 반복되는가?'가 아니다. '과거에 유사한 시기는 언제였으며, 당시와 지금의 유사성과 차이점은 무엇인가?'라고 물어야 한다. 사안으로부터 보편성과 특수성을 발라내야 한다.
​우리에게 중요한것은 '철학'이라는 그럴싸한 듣기 좋은 행동강령이 아니다. '지속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 원칙의 집합'이 중요하다. 앞으로 행여나 투자 철학이라는 용어를 사용할 일이 있다면 이 정의를 염두해 두길 바란다.
가치는 '주관적인 환상'이고, 가격은 '합의된 환상'이다.
가격을 전망해야 할 때, 가격의 명확한 객관적 가치를 반영한다는 가정은 틀릴 가능성이 크다. 객관적인 가치란 존재하지 않는다. 가격은 가치에 대한 각자의 주장이 만나서 이루어지는 '합의된 환상'이다. 객관적인 가치를 계산해내려고 시도하기보다는 이 시장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누구이며, 각각의 참여자들은 어떤 가격대를 불편해 하고 어떤 가격대를 편안해할 것인가를 나누어서 대답을 구해 보는것이 가격의 흐름을 이해하는 데 훨씬 유익하다.
 
​가격은 가치에 수렴하지 않는다. 스쳐 지나가거나, 영원히 도달하지 않는다.

남보다 나은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다음 질문에 대답할 수 있어야 한다.

*내 생각과 남들의 생각은 무엇이 다른가?
-내 생각과 남들의 생각의 차이가 없다면 돈을 벌 수 없다. 내 생각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기록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내 생각을 글로 적어야 자신을 타자화하고 객관화 할 수 있다.
 
*그 차이는 언제, 어떻게 메꿔지는가?
-생각의 차이를 포착하는 것은 투자 기회를 찾는 첫걸음에 지나지 않는다.
 
*내가 틀렸음을 언제, 어떻게 알 수 있는가?
-틀릴 수 있으려면 틀릴 수 있도록 시나리오를 설계 해야 한다.
 
*내가 틀렸을 때 무엇을 배울 수 있는가?
​-틀렸음을 아는것은 중요하다. 그런데 더 중요한 것은 그 다음이다. 당시에 알 수 없었던 일 때문에 심하게 좌절하는 것 또한 확률적으로 좋은 선택은 아니다. 힌두교 경전 <바가바드 기타>에서는 '결과에 집착하지 마라'라는 말을 여러번 강조한다. 행동의 결과는 신의 뜻이지 너의 것이 아니라고 한다. 결과가 잘 나왔다고 해서 자만해서도 안 되고, 그 결과가 못 나왔다고 좌절할 필요도 없다. 결과에 집착하면 행동에 집중하지 못해 반드시 일을 그르치게 된다. 행동하는 것이 중요하고, 올바른 행동을 함으로써 곧 나의 사명은 완수 되는 것이고, 열반에 한 걸음 다가가는 것이다.
 투자 관점에서 이 조언을 재해석해 보자면, 유리한 확률에 적절한 비중을 베팅 하는것으로 나의 의사결정은 완결되는 것이니 개별 의사결정의 결과에 집착할 필요가 없다. 내가 해야 할 일은 지속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 원칙의 집합을 계속 가다듬는 것이다. 확률분포를 추론하고 적절한 배팅 비율을 결정해야 한다. 결과를 보면서 원칙과 아이디어를 계속 수정해 나가야 한다.
 틀렸음을 알 수 있는 형태로 아이디어를 구성하는 이유는 궁극적으로 '좋은 피드백'을 하기 위해서이다. 결과가 잘 나왔을 때는 내 원칙에서 무엇이 잘못됐는지 알기가 어렵다. 결과가 나쁘게 나왔을 때에야 사람은 반성을 하고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는지 신경을 곤두세운다.
 투자 원칙에는 정답이 없다. 계속 시도하고, 틀릴 때마다 뚝딱 뚝딱 개선하는 피드백 고리를 순환시키는 과정 자체가 유일하게 제시할 수 있는 '올바른 원칙'이다.
단일 시행에서 돈을 벌고 못 벌고는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건 지속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 원칙의 집합을 찾아내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고민하고, 부딪치고, 깨지고, 다시 고민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예측은 각자가 하는 것이다. 다른 모든 사람의 수많은 예측은 그저 참고자료일 뿐이다. 그들의 예측을 따라 갈게 아니라 예측의 근거를 검토하고 자신만의 예측을 해야 한다. 어차피 예측은 틀린다. 자신만의 예측이 있어야 틀린 다음에 배울점이 생긴다.
누군가가 어떤 전망을 했을 때 그 근거를 '내가' 기록해두지 않았던, 나에게 쌓이는 역량은 없다.

​운과 실력

​운의 영향을 줄이고 실력을 키운다는 말은 결과의 편차를 줄이고 기댓값을 높여야 한다는것과 같다. 통제할 수 있는 영역과 통제할 수 없는 영역을 구분해야 한다. 
단순히 한번의 시행에서 확률이 유리하다 해서 그 게임에 달려 들면 안 된다. 확률분포누 가상의 분포, 즉 일어나지 않은 미래에 대한 예측이다. 아무리 확률이 유리해도 한번에 시행, 즉 '단일시행'에서는 손해를 볼 수 있다. 다수시행을 할 수 있는 구조여야 확률분포대로의 결과를 내 손에 쥘 가능성이 커진다.
다수시행을 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큰 그림에서는 백 번짜리 한번의 시행이다. 우리는 어떤 게임을 하든 최대 손실 금액을 고려해야한다. 최악의 경우가 발생했을 때 내 인생에 지장이 생긴다면, 즉 '다시는 게임에 참여할 수 없을 정도의 타격을 입는다면' 그 게임에는 참여하지 말아야 한다.

​확률분포 X 다수시행

​어떤 경우에도 인위적으로 높은 눈금이 나오도록 조절할 수 없다. 그런데도 의사결정 차이는 분명히 존재한다. 의사결정의 차이를 다시 정리해보자면 다음과 같다.
​1.확률분포를 추론했는가?
​확률분포를 추론하기 위해서는 게임의 룰을 알아야 한다. 나에게 유리한 게임인지 아닌지도 모른채로 베팅하는 것은 말 그대로 도박이다. 운이 좋아야만 승리할 수 있다.
2.다수시행을 할 수 있는가?
확률분포를 추론한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아무리 유리한 확률이라도 개별 시행에서는 손해를 볼 수 있다. 여러번 시도할 수 있어야만 기대값이라는 가상의 값을 '실제 결과'로써 손에 쥘 수 있다.
3.최대 손실한도를 고려하여 베팅 금액을 조절하는가?
​다수시행을 하다보면 그때그때의 운에 따라 중간 결과가 달라진다. 우리가 가장 조심해야 할 상황은 게임장에서 '강제로 쫓겨나는' 것이다. 일단 살아남아야 다음기회를 도모할 수 있다. 상황의 변화에 따라서 리스크에 노출되는 정도를 유연하게 조절할 수 있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 어찌보면 3은 2를 위한 보조 조건이라고 볼 수 있다. 베팅 금액을 조절할 수 있어야 진정한 의미의 다수 시행이 가능하니 때문이다. 게임장에서 계속 발을 붙이고 있어야 이길 기회도 잡을 수 있지 않을까?
운과 실력은 상충하는 개념이 아니다. 실력이 기댓값이고 편차라는 정의는, 노력해서 단일시행의 기댓값과 편차를 바꿀 수 있는 경우에만 유용하다.
포커게임의 권위자 데이비드 스클란스키는 <포커이론>에서 이런 명제를 다음과 같이 우아하게 표현했다.
유리한 확률에서 베팅에 나섰다면, 그 베팅의 결과로 이겼건 졌건 무언가를 얻었다. 마찬가지로 불리한 확률에서 베팅에 나섰다면, 그 베팅의 결과로 이겼건 졌건 무언가를 잃었다.

 

복잡계에서 실력이란 결국 의사결정의 질을 의미한다. 좋은 의사결정을 위해서는 어떤 투자 대상에 대해서 앞으로 일어날 수 있는 다양한 시나리오를 구성하고, 각 시나리오의 논리 고리를 세분화 해서 가능성,타당성,개연성을 따져봐야 한다. 최종 단계인 개연성에서 확률을 정확히 숫자로 표현하는것은 어렵지만, 가능성과 타당성 단계에서는 잘못된 의사결정을 상대적으로 쉽게 걸러낼 수있다. 가능성과 타당성이 부족한 의사결정만 걸러내도 의사결정의 질은 유의미하게 높아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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